[함께 살아가는 이야기] “우리는 다문화 한 가족”···‘글로벌 프렌즈’ 농구단

김병윤 대기자 / 기사승인 : 2020-06-17 12:2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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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혜민 기자>

 

[넥스트뉴스=김병윤 기자] 한국에 정착해 사는 외국인은 누구인가. 결코 이방인이 아니다. 이제는 우리의 가족이자 이웃이다. 현재 외국인 주민은 250만명, 전체인구의 4%가 넘는다.

한국에 사는 이유도 다양하다.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는 경우가 많지만 유학, 취업, 연구 등 다양하다. 출신 국가도 수없이 많다. 미국, 유럽,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전 지역에서 모여든다.

한마디로 세계화됐다. 거리에서는 다양한 언어가 들린다. 생김새, 피부색도 다 다르다. 각자 생활방식도 차이가 난다. 이제는 이들을 우리 사회에서 떼어 놓고 살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이들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동료이자 친구다. 같이 호흡하고 살을 맞대야 할 동반자다.

하지만 아직 이들을 이방인 취급하는 편견이 있다. 특히 유색인종과 동남아시아 계통 사람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들도 우리의 당당한 이웃이자 사회공동체의 일원이다.

이처럼 소외당하는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에게 용기와 힘을 북돋아 주는 농구단이 있다. 팀 이름도 국제화 시대에 걸맞다. ‘글로벌 프렌즈’다.  

 

▲ <사진=김혜민 기자>

글로벌 프렌즈는 한국농구발전연구소 천수길 소장이 하나투어의 지원을 받아 2013년 6월에 창단했다. 하나투어는 매년 4500만 원의 운영비를 끊임없이 지원해 왔다.

글로벌 프렌즈는 60여명의 선수로 구성됐다. 실질적으로는 40명 정도가 훈련에 참여한다. 개인 사정에 따라 훈련 참가인원이 수시로 바뀐다. 1주일에 2회씩 이태원 초등학교에서 훈련한다.

선수구성도 취학 전 아동인 6세부터 중학생까지 다양하다. 초등생이 35~40명, 중학생이 20명 정도로 대부분 유색인종이다. 유럽, 미국 출신 아동들도 있다. 특이하게도 동남아 계통 다문화가정 출신이 드물다. 아마도 농구에 대한 관심이 떨어져서 인지도 모른다.

선수들에게 농구는 취미다. 훈련보다는 놀러오는 경우도 있고 무료로 주는 간식을 먹기 위해서도 온다. 이들에게 글로벌 프렌즈 농구팀은 마음 편한 놀이터이자 소통의 공간인 셈이다.

훈련장에서는 언제나 웃음꽃이 활짝 핀다. 그동안 주위에서 느꼈던 불편한 시선도 없다. 운동이 아니라 즐기는 것이다. 스포츠계에는 이런 말이 있다. ‘즐기는 사람을 이길 방법은 없다’고.

글로벌 프렌즈 농구팀의 실력은 만만치 않다. 중학생부는 2018년 전국 클럽대항 농구대회에 서울시 대표로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다.

글로벌 프렌즈 출신 중에는 중앙대 농구부에 진학한 선수도 있다. 안타깝게도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어야 했지만. 세계적인 모델로 떠오른 한현민도 초등학교 시절 이 농구단에서 활약했다.

글로벌 프렌즈 농구단은 회비가 전혀 없다. 유니폼을 비롯한 모든 용품을 무료로 제공한다. 대회출전 경비도 팀에서 지급한다. 지방대회 관람을 원하는 부모의 경비도 부담해준다. 선수들 가정이 대부분 어렵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부모가 훈련장에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먹고 살기 바빠서다. 간혹 훈련장에 나오는 부모들은 대부분 실직한 경우다.

글로벌 프렌즈 농구단에는 한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천수길 감독은 선수들에게 가정사를 전혀 묻지 않는다. 선수들이 가정 얘기를 하는데 거부감이 있어서다. 그냥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삶을 개척하고 있다. 천 감독은 뒤에서 묵묵히 그들의 삶을 바라보며 응원할 뿐이다.

글로벌 프렌즈 농구팀은 순수 사회봉사단체의 성격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나투어가 지원해주는 4500만원이 예산의 전부다. 영리사업을 안 하다 보니 언제나 운영에 어려움이 따르지만, 다행히 주변에서 훈련장소와 용품을 제공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하나투어의 후원이 끊길 전망이라 마음이 무겁다. 코로나19 사태 때문이다. 다행히 올해에는 프로골퍼 박성현이 1000만원을 기부해 1주일에 한 번씩 훈련을 더 할 수 있게 돼 선수들이 좋아하고 있다.

천 감독은 “다문화 선수들은 우리가 보호해야 할 대상이 아닌 무한한 소질과 재능을 갖춘 우리의 미래이자 인재"라며 "우리와 함께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인구감소가 빠른 속도로 진행될텐데 이들을 통해 각 나라의 인재들을 이민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길라잡이로 성장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천수길 감독과 선수들 <사진=김혜민 기자>

 

김병윤 기자 bykim716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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