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하루’ ‘2틀’ ‘4흘’···그럼 3일은 뭘까?

김인환 기자 / 기사승인 : 2020-07-22 16: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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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YTN뉴스 캡처>

 

어제 하루 내내 네이버 검색순위엔 ‘사흘’이라는 단어가 최상위에 자리했다. 무슨 일인가 싶어 검색해봤다. 그런데 맙소사!

다음달 광복절이 휴일과 겹쳐 정부가 평일 하루를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사흘’간의 휴일이 주어진 것에 대한 반응 때문이었다. 


“오타다.” “15~17일이면 3일이지 왜 사흘이냐.” “기레기야, 기사 수정해라.”

‘이틀’을 ‘2틀’이라고 쓰는 이들에겐 ‘사흘’도 ‘4흘’이었나보다. 심지어 사흘이 한자(漢字)인 줄 아는 네티즌도 있었다. 여기에 ‘모르는 건 죄가 아니니 이참에 알면 됐다’며 이들을 옹호하는 이까지.

엄밀히 말하자면 ‘무식’은 죄다. 법리상 그렇다. 법은 피고인이 ‘무지했다는 것’에 동조하지 않는다.

다만 이곳은 ‘범인(犯人)’이 아닌 ‘범인(凡人)’이 살다가는 세상. 열 번 양보하고 넘어가자.

‘모르면 가만히 있으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들처럼 용감하게 가만히 있질 않으려는 게 문제다. 또 그 무지가 상식과 신념이 되진 않을까 두렵다. 우리는 수년 전 무지한 한 사람이 강한 신념과 게으름으로 나라를 망쳐버린 일을 똑똑히 보지 않았는가.  

 


맞춤법을 심각하게 틀리는 것도 문제다.

‘외않됀데?’ 한국인들이 얼마나 맞춤법에 무지한가를 한 단어로 압축한 예다. 이 외에도 맞춤법 오류는 셀 수 없이 많다.

맞춤법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SNS를 통한 회사 내 대화는 물론, 주변 지인이나 친구, 연인과의 대화에서도 맞춤법은 무척 중요하다. 자칫 ‘무식한’ 사람으로 전락하기 쉬워서다.

특히 나름 논리정연하거나 근엄한 문장이라도 일부 맞춤법 오류로 그 권위가 송두리째 날아가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이는 결코 고루하거나 비약이 아니다. 문제를 좀 더 확대해 보자.

우리는 흔히 문맹률을 이야기한다. 익히기 쉬운 한글과 엄청난 교육열 덕에 우리나라는 문맹률과는 거리가 먼 나라라며 자랑스러워 한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정작 중요한 건 ‘문해율’이다. 문해율은 글의 내용을 얼마만큼 잘 이해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안타깝지만 한국인의 문해율은 OECD 국가 중 최저수준이다.

지난 2월 EBS 미래교육플러스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문해율이 25%에 그친다는 충격적인 조사결과가 나왔다. 쉽게 말해 ‘말귀 좀 알아듣는 사람’이 네 명 중 한 명이라는 뜻으로, 실질적 문맹률이 75%에 달한다는 얘기다.

오래된 자료이긴 하지만 좀 더 자세한 지표도 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2004 한국 교육인적자원 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생활정보가 담긴 각종 문서에 매우 취약한(1단계 문서 해독 수준)’ 사람의 비율이 전체의 38%나 됐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 22%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 ‘일상적 문서를 겨우 해석해낼 수는 있지만 새로운 직업이나 기술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는 힘든(2단계)’ 사람도 37.8%나 됐다. ‘선진사회의 복잡한 일상에 대처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문서 독해 수준(3단계)’을 갖춘 사람은 21.9%에 불과했다.

즉 한국인 10명 중 8명 이상은 글이 약간만 복잡해도 이해를 못 한다는 뜻이다. 바꿔 말해 ‘난독증’이라는 말이다. 그런 사람들이 과연 무엇을 배우고 어떤 사고를 통해 미래를 개척할 수 있을까.

한국어 교육부터 제대로 다시 해야 한다. 국가의 미래를 앞으로도 소수에게 맡길 순 없지 않은가. 

 

김인환 기자 director@nex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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