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까

이성기 기자 / 기사승인 : 2019-09-24 17: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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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기 발행인
[넥스트뉴스=이성기 발행인] “You are fired!” 이 말은 외국 드라마나 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대사다. “넌 해고야!”라는 뜻이다. 업무에 부적합하거나 성실하지 않은 직원을 그 자리에서 내치는, 한편으론 통쾌한 장면이다.

하지만 노동법이 강한 우리나라에선 낯선 모습이다. 이 때문에 우리 기업에선 가끔 무리가 따르는 꼼수까지 동원한다. 완전히 낯선 보직이나 지방으로 발령을 내기도 하고, 때론 책상도 없는 빈 사무실에 해고대상자를 몰아넣고 일도 안 주며 무언의 압박을 가한다. 이는 꼼수를 넘어 폭력에 가깝다.

이런 행위를 하는 기업이 온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기행이나 파행이 연이어 일어나는 것에는 필요 이상으로 경직된 노동법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

과거 우리나라 근로자는 악덕 기업이나 국가 차원의 경제 우선주의에 밀려 소모품처럼 치부됐다. 이에 대한 반발력인지 민주화 지수가 높아질수록 노동법은 강력한 법조문으로 무장했다.

이런 과정에서 노조를 위시한 노동 권력도 상대적으로 비대해졌다. 이젠 경영권마저 뒤흔드는 슈퍼파워 중의 하나다. 파업은 일상다반사고 귀족노조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물론 노동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파업이나 노사 충돌을 이렇게 치부하거나 단죄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경직된 노동환경 때문에 날이 갈수록 우리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최근 GM 본사가 한국 내 생산물량을 다른 나라로 옮기겠다며 탈한국을 선언했다. 다른 한편에선 해외로 떠났던 현대모비스와 자동차 부품 관련 국내 중견기업 5곳이 국내로의 유턴을 결정했다. 이들의 이런 결정은 모두 임금대비 생산성 때문이다.

떠나려는 자와 돌아오는 자. 한국경제가 맞닥뜨린 현실이다. 특히 과거 노동생산성의 이유로 한국을 떠났다가 다시 국내로 유턴하는 기업의 상황을 보면 자못 진지하다. 지난 7월 코트라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국내로 유턴한 기업은 61개다. 이들 중 87%는 현지 인건비 상승과 과도한 중국 당국의 횡포 때문이다.

이유야 어떻든 하나의 체인처럼 돌아가는 국제경제사회에서 노동생산성 등을 포함한 노동유연성은 기업의 성패의 가르는 분수령이다.

현재 우리는 일본과의 경제전쟁 등에 나서고 있다. 이 분쟁이 본질적으론 역사전쟁이기에 차치하더라도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우리는 향후 다양한 도전과 맞서야 한다. 이제 더는 개발도상국이란 이름으로 예외를 인정받을 수 없다.

부자 망해도 3년은 간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제 갓 선진 대열에 진입한 우리에겐 이런 여력은 없다. 무한경쟁에 맞서기 위해 노동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이젠 누군가는 불편한 칼을 뽑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곳간에 갇힌 대기업의 사내유보금도 새로운 투자처에 쏟아질 테고 이는 새로운 고용과 소비를 촉진할 것이다.

망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사회. 그래서 희망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떠나려는 기업과 돌아오는 기업. 이 모두를 잡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찬연할 것이다. 이를 위해 노동유연성이 필요한 것은 불문가지다.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달지 지켜볼 일이다.

 

이성기 기자 nextnews@next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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