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서희건설 경영승계방식, 내부거래에서 전환사채로?

김혜민 기자 / 기사승인 : 2020-07-30 17: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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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건설과 애플디아이 내부거래 비중 97%까지 올라
공정위 규제 강화 후 전환사채 발행으로 지분 챙겨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사진=서희건설>

[넥스트뉴스=김혜민 기자] 서희건설은 포스코 운송출하부 차장을 지낸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1994년 설립한 건설회사다. 2019년 시공능력평가 38위, 평가액 1조696억원을 기록하며 중견 건설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이 회장이 포스코 출신인 만큼 서희건설은 꾸준히 포스코로부터 일감을 받아왔다. 이는 2000년대 초반 사업보고서 주거래처에 포스코를 적어둔 것으로 알 수 있다. 당시 임원 대부분이 이 회장처럼 포스코 출신이었다.

서희건설은 포스코가 준 일감으로 사업 기반을 다졌다. 이후 관급·교회 공사 수주에 나서며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올렸고 2009년에는 고속도로 휴게소·주유소 운영권을 따내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 8곳과 주유소 10곳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주력하는 지역주택조합사업은 배임·사기 등으로 수차례 고발당하고 건설한 17곳 중 12곳이 신청 미달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이 회장은 자녀 셋을 두고 있는데 첫째인 이은희 씨는 통합구매본부 부사장직을 맡았고 둘째 이성희 씨는 재무본부 전무를 맡아 회계관련 부서를 책임졌다. 셋째 이도희 씨는 검사로 활동하다가 최근 미래전력실 수석부장 자리를 맡으며 경영에 합류했다.

서희건설의 최대 주주는 유성티엔에스로 지분 19.15%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이 3.97%, 딸인 이 부회장·이 전무·이 부장이 각각 0.58%, 0.46%, 0.45%다.

유성티앤에스에서 이 회장 지분은 8.68%, 세 자녀는 각각 4.35%, 3.53%, 6.01%로 이 회장 일가의 지분은 22.57%다. 지배력으로 따지자면 불안한 수준이지만 이 회장은 3개의 비상장사에 지분을 나눠뒀다.

한일자산관리앤투자 지분이 16.72%, 애플디아이 3.3%, 이엔비하우징 0.82%로 총 21.53%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중 서희타워에 사무실을 둔 한일자산관리앤투자의 최대주주는 서희건설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50.4%를 차지했으며 나머지는 회장 일가가 갖고 있다. 애플디아이와 이엔비하우징 역시 주식 대부분을 이 회장 일가가 차지하고 있다.

다소 독특한 형태지만 내부거래를 하면 그 이득이 이 회장 일가에게 가는 구조인데, 이 중 대표적인 회사가 유성강업과 애플디아이다.

유성강업은 유성티엔에스가 지분 100%를 가진 종속회사로 2016년 매출 약 30억원에서 2017년 서희건설의 일감으로 매출 333억원을 기록했다. 이때 내부거래 비중은 73%가량이며 2018년에는 86%까지 상승했다.

애플디아이는 이 전무와 이 부장이 각각 지분 34.43%, 14.75%를 보유한 회사로 2017년 서희건설과의 내부거래 비중이 93%가 넘었다.

이는 국내 대기업이 경영 승계를 위해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다. 당시 서희건설은 “경영 승계가 아닌 편의를 위해 내부거래 비중을 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 이후 공정위가 사익편취 규제를 강화하고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기업 총수 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확대를 뿌리 뽑겠다”고 나서자 애플디아이의 휴게소 식당 경영권을 서희건설로 넘기는 등 내부거래를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서희건설은 전환사채(CB) 발행에 집중했다. 전환사채는 이자와 만기가 정해져 있지만 일정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이다. 이자와 주식 전환 시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지난 5월 26일 유성티엔에스는 만기를 앞둔 사채 상환을 위해 14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3년 전 발행한 전환사채를 갚기 위함인데, 해당 전환사채는 한일자산관리앤투자가 발행한 것이다.

하지만 유성티엔에스의 현금성 자산은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397억원으로 사채를 상환할 능력이 충분히 있었다. 이에 140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발행한 것은 사실상 경영 승계를 위한 작업이라는 지적이다.

유성티엔에스가 발행한 사채권은 한일자산관리앤투자가 100억원, 이 회장이 20억원, 세 자녀가 20억원을 나눠 매입했다.

해당 전환사채를 모두 주식으로 바꾸면 이 회장 일가의 유성티엔에스 지분은 48.23%에서 62.5%까지 상승한다. 유성티엔에스 주주 입장에서는 새로운 주식이 상장돼 지분율이 낮아지지만 이 회장 일가는 이자로 현금을 확보하고 유성티엔에스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경영 승계 방식을 내부거래에서 전환사채 발행으로 바꾼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넥스트뉴스>는 서희건설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

 

김혜민 기자 enam.he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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