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공자 예우 강화'…보훈 공약 성과와 남은 과제는?

김승직 기자 / 기사승인 : 2020-06-29 17:4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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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미터 "문 대통령 예우 강화 공약 100% 이행"
국가유공자 형평성·정당성 문제 과제로 남아
▲ 국가보훈처 전경 <사진=구글이미지>

 

[넥스트뉴스=김승직 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 국가유공자에 대한 보훈 정책이 강화되고 있지만 아직 보훈제도의 형평성·정당성 등의 문제는 풀어야할 과제로 남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29일 공약평가 사이트 ‘문재인미터’는 문 정부가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 강화’ 공약을 100% 이행했다고 평가했다.


해당 공약의 세부이행 사항은 ▲ 독립·호국·민주 10주기 기념사업 ▲ 현충시설 건립 ▲ 국가유공자와 유족의 보상금 및 수당 인상 ▲ 진료지원 확대 및 의료·요양시설 확충 ▲ 일자리 지원 강화 등이다.

 

실제로 국가보훈처가 공개한 ‘2020년 보훈급여금 등 월지급액’에 따르면 올해 건국 훈장 1~3등급 대상 보훈 급여금은 833만원이다. 이는 2015년(591만원) 대비 29%, 2010년(405만원) 대비 51% 상승한 금액이다.

 

이 밖에 건국 훈장 4~5등급, 상이군경 등과 이들의 배우자·유족에 대한 급여금도 대폭 상승했다. 보훈 급여금 중 가장 적은 액수인 참전명예수당은 2020년 기준 31만원으로 2015년(18만원), 2010년(9만원) 대비 각각 42%, 71% 올랐다.

 

또 국가보훈처가 발표한 ‘문재인 정부 2년 반 보훈 성과’에 따르면 ‘생활이 어려운 독립유공자 후손’ 대상이 3007명(2018년)에서 1만8716명(2019년)으로 6배 이상 늘었다. 여기에 정부는 진료비 감면을 확대하는 등 지원범위도 늘리고 있다.

 

이는 과거 정부와 비교해 괄목할 만한 성과다.

 

앞서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엔 6.25 전쟁 참전용사 카퍼레이드 사진이 공개돼 공분을 산 바 있다. 이 사진엔 10여 명의 6·25전쟁 참전용사가 군용 화물트럭에 오른 채 비를 맞으며 이동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 화령장 전투 전승 기념 카퍼레이드 행사 사진 <사진=구글이미지>

 

해당 사진은 경북 상주시 ‘화령장 전투 전승 기념 카퍼레이드 행사’ 중 촬영된 것으로 당시 주최 측은 “차량이 부족해 해당 전투에 참여하지 않은 참전용사를 트럭에 탑승시킨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국가유공자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도마에 올랐고 이로 인해 국민의 국가 수호 의지가 감소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실제로 국가보훈처가 2015년에 실시한 ‘전쟁이 발발하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설문조사에서 20대의 50%와 30대 중 40%가량이 ‘싸우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2018년 문 정부 출범 당시 내건 ‘국가보훈대상자에 대한 각종 보상금 및 수당지원 확대’ 공약을 이행하면서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가 개선됐다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선 국가유공자에 대한 혜택이 지나치다는 불만도 나온다. 국가유공자와 그 자녀는 공무원·공기업 채용시험 등에서 전체 점수의 10%를 가산점을 받아왔다. 

2004년 교원임용시험에 국가유공자 가산점이 적용되면서 그해 유공자 자녀 합격률이 19% 달했다. 반면 일반응시자 합격률은 7%에 불과했다.

특히 5·18민주화운동 유공자가 많은 전라도 교원임용시험에선 합격자의 절반 이상이 가산점 대상자였다.

이에 국가유공자 가산점에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2006년 ‘가점제도가 국민의 평등권 및 공무담임권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이유로 가산점제도의 헌법불합치를 결정했다.

이후 국가유공자 가산점은 본인 점수의 5~10% 수준으로 축소됐다. 하지만 취업커뮤니티 등에서 국가유공자 가산점에 불합리함을 토로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국가보훈처의 국가유공자 선정기준에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크다.

2015년 국가보훈처가 월남전쟁으로 장애가 생긴 참전용사엔 '무등급' 판정을 내리면서도 보훈단체 간부나 국가보훈처 직원 등에겐 부당하게 '상이 등급'을 준 정황이 나왔다.

또 2017년엔 국가보훈처가 연평도 포격 전상 군인의 유공자 지정을 거부하는 등 기준이 모호하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이 밖에 고위층자녀는 부당하게 상이 등급 국가유공자에 선정된 반면 군 복무 중 장애를 얻은 장병은 국가유공자에서 제외되는 등 불합리한 선정 사례도 꾸준히 나왔다.

이에 국자보훈처는 지난해부터 가짜 유공자를 가려내기 위한 전수조사에 착수했으며 ‘국가유공자 부정 등록 신고’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에 대해 조흥식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보훈법률이 아닌 다른 법률로 진입하는 국가유공자 늘어나고 있다”며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국가유공자 인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지금까지 정부는 직무수행 중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공무원을 모두 국가유공자로 인정해왔다”며 “재해보상 개념의 국가유공자 선정이 아닌 이 둘을 구분한 보상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보훈심사체제를 보면 국가유공자를 심사하는 기관과 처분을 하는 기관이 분리돼 있다”며 “이 체계를 일원화하고 보훈심사위원회 정보를 공개해 심의·의결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훈심사위원회 결과에 대한 사후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도 문제”라며 “국가유공자 인정 결과를 검증하는 상설독립기구를 설치해 잘못된 인정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국가유공자에 대한 처우가 더 강화돼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국가유공자는 국가공동체존립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이들”이라며 “이들에 대한 보훈제도는 강화할수록 좋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훈제도의 본질이 애국심 함양인 만큼 보훈제도를 강화하는 것이 애국심을 고취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다만 조 교수는 지금의 보훈제도가 본질에서 벗어나 물질적 지원 위주로 발전한 것을 우려했다.

조 교수는 “지금의 보훈제도는 국가유공자의 ‘영예로운 생활유지’라는 기본 이념이 ‘물질적인 보상체계’로 왜곡돼 발전한 구조”라고 전했다.

이어 “선진국은 사회보장제도가 확립된 상황에서 추가로 보훈보상을 지급하지만 우리나라의 국가유공자 급여금은 기초적 소득보장 기능을 수행해왔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이중보상문제가 생겨나는 등 지원제도의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며 “또 급여금 종목이 다양해 국가유공자 간 형평성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또 이를 개선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 배상 개념의 보상이 아닌 명예를 강조한 예우 중심 보훈보상 체계 구축 ▲ 개인 희생의 크기와 사회적 공헌도 등을 고려한 적정 보상수준 확립 ▲ 국민 평균 수준 이상의 사회 지위 보장 등을 제시했다.

그는 또 “국가유공자의 희생·공헌 등을 알리는 보훈선양사업 등을 활성화·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며 “보훈 정책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법적·제도적 추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호주의 국가보훈 예산이 각각 전체의 2.78%, 3.27%인데 반해 한국의 국가보훈 예산은 1.74%”라며 “국가유공자의 경제적인 처우를 더 높이기 위해서는 예산 증액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은 전사자·유공자의 자녀·손자녀를 최우선 채용하고 있으며 각종 면허 취득 시험에서 30%의 가산점을 제공하는 등의 보훈제도를 시행 중이다.

이 밖에 캐나다·호주·프랑스·독일·일본 등에서도 최대 50% 수준의 가산점을 제공하며 보훈자를 우선채용 하는 등의 보훈제도를 시행한다.

 

김승직 기자 reporter@nex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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