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뉴스 인터뷰] <여성 직업인을 만나다> '기본소득당 상임위원장' 신민주 ①

김혜민 기자 / 기사승인 : 2020-05-20 17: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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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난 만큼 다양한 직종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만날수 있다.
이들의 일은 어떤지 궁금했다. 여러 여성 직업인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일을 소개한다.
▲신민주 기본소득당 서울 상임위원장 <사진=김혜민 기자>

 

[넥스트뉴스=김혜민 기자] 한창 펀딩 사이트에 빠져있을 때 ‘당 만드는 여자들’이란 책을 후원한 적이 있다. 여자 세 명이 창당을 준비 중이라고 했는데 그중 가장 어린 사람은 94년생 신민주였다. 기자는 ‘나랑 한 살 차이네. 대단하다’ 생각하며 1만8000원을 펀딩했다.

세상에 억울하고 부당한 일은 너무나 많지만 목소리를 낼 기회는 거의 없다. 그렇다고 해서 덜컥 ‘그럼 당을 만들자’고 나설 용기가 있다는 게 기자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일 것 같았다.

홍대입구역 근처 기본소득당 사무실에서 만난 신 위원장은 화장기 없는 얼굴로 기자를 맞이했다. 정치인이라고 하니 멀게 느껴졌는데 직접 만나본 신 위원장은 편하고 유한 사람이었다.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했다. 선거가 끝난 지금 어떤 직책을 맡고 있는지 궁금했다.

“기본소득당 서울 상임위원장 신민주입니다. 21대 총선에 은평구 을 후보로 출마했고, 창당 때는 서울 창준위원장을 맡았어요.”

기자가 가장 궁금했던 건 신 위원장이 정치를 시작한 계기였다. 무엇이 신 위원장을 ‘당 만드는 여자’가 되게 했을까. 청년정치공동체 ‘너머’의 대표이기도 한 신 위원장은 탈핵과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진 게 시작이라고 했다.

“대학교를 2013년에 들어갔어요. 처음엔 그냥 ‘즐겁게 대학 생활을 해야지’ 했는데 밀양에 송전탑이 지어진단 얘기를 들었어요. 그때 당시 밀양 송전탑 반대 운동이 치열하게 벌어질 때여서 밀양에 굉장히 자주 가게 됐어요. 그러면서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게 됐습니다. 그때 당시엔 핵 발전소를 짓지 못하게 하는 게 제게 가장 큰 이슈였어요.”

그렇다면 다음 해는 물어볼 것도 없었다. 기자도, 신 위원장도, 이 인터뷰를 읽는 독자도 그해 4월 16일 이후 일상이 바뀌었을 게 분명하니까.

“세월호 참사를 겪으니까 ‘이게 밀양만의 문제가 아니구나. 사회 전반적인 문제구나’ 하고 깨닫게 되더라고요. 그때부터 본격적인 정치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21대 총선 선거운동이 시작되고 기자의 눈길을 끌었던 건 신 후보의 슬로건이었다. ‘아재정치 망치러 온 당신의 페미니스트 정치인’.

‘페미니스트’ 정치인인데 왜 기본소득당을 창당했는지 물었다. 소수자 인권을 중요시한다면 이미 있던 정당에 들어가는 게 더 쉬운 방법인데 왜 포인트가 ‘기본소득’인 당을 만들었는지 궁금했다.

“‘당 만드는 여자들’에 잠깐 나오는 내용이기도 한데요. 처음 당적이 생긴 게 기본소득당은 아니었어요. 이전에 당이 있었는데 그때 내부에서 여러 논쟁이 있었고 우리가 어떤 정치를 해야 하는지, 가장 중요한 미래 전망이 뭔지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 굉장히 오래 고민한 기간이 있었어요.”

신 위원장은 다른 당에 입당할지, 기본소득이 아닌 다른 의제로 창당할지, 기존 정당에 남을지 많은 고민을 했다며 말을 이었다.

“그때 존재하는 정당들이 주로 이야기하는 것 외에 좀 다른 의제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때 생각했던 건 자동화였어요. 새로운 사회는 자동화된 사회일 거고, 대안으로 어떤 모습을 제시할지 논의를 거쳐 기본소득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정당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났어요.”

그럼 기존 정당에 있던 사람들도 뜻도 같았냐고 묻자 신 위원장은 기본소득당 창당을 준비하며 새롭게 만난 동료들이 더 많다고 대답했다.

“창당에 동의하는 발기인이 200명 이상이어야 창당준비위원회를 설립할 수 있어요. 이 숫자를 모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6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기본소득당 창당을 지지해줬어요. 서울 당원은 창당 조건인 1000명을 훨씬 넘겼고요.”

기본소득당이 말하는 기본소득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1. 모두에게 2. 무조건적으로 3. 개별적으로 4. 정기적으로 5. 현금으로 지급되는 소득.

이미 긴급재난지원금을 국민 모두에게 줄 것인지 선별해서 줄 것인지 국회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다. 이런 ‘모두에게 무조건 지급하는 현금성’ 복지엔 필연적으로 포퓰리즘 논란이 따라붙는다.

그 재원을 어디서 마련할 것인지, 기본소득을 지급하면 사람들이 노동을 포기할 거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들어올 텐데, 신 위원장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전 아직 기본소득이란 개념이 왜 이 사회에 등장했고 어떤 철학을 기초로 하는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단 생각이 많이 들어요. 각자의 능력으로 번 몫은 각자에게 줘야 한다, 일하지 않은 자 먹지도 말라. 이런 의식이 사회에 굳건하게 퍼져있죠. 하지만 그 ‘부’라는 게 정말 온전히 개인 혼자서 쌓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신 위원장은 계속해서 그런 의문을 제시하는 게 기본소득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공유부’라는 개념이 중요한데요. 토지는 소유주가 있지만 그건 사회 공동의 것이고 거기서 나온 부동산 수익을 모든 사회구성원이 나눠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토지보유세의 실효세율을 높여 그 이득을 나누는 거죠. 또, 빅데이터를 가공해 이익을 얻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빅데이터를 제공하는 사람들도 해당 데이터로 얻은 부에 대한 권리가 있죠.”

그러면 왜 ‘모두에게’ 주자고 얘기하는 걸까. 신 위원장은 “사람을 선별하고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복지제도는 잘못됐다고 봐요”라고 힘주어 말하며 OECD 회원국 중 늘 멕시코와 1, 2위를 다투는 열악한 노동체계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다.

“좀 쉬어도 괜찮다는 의식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일시적인 경제적 어려움이 있어도 국가가 최소한의 안전망을 보장해주는 거잖아요. 아프면 쉬고, 좀 적게 일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시도는 계속해서 필요하다고 봅니다.”

신 위원장은 이번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한 건 좋지만, 그 방식이 잘못됐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재난지원금은 세대주가 신청하는 형식이었잖아요. 빨리 사회에 풀어서 경제가 돌아가게 해야 하는 돈인 만큼, 가장 효율적인 방법인 건 맞아요. 하지만 누가 ‘이게 기본소득당이 말하는 기본소득의 정의에 부합하냐’고 묻는다면 답은 '아니다'에요. ”

기자는 기본소득당이 ‘개별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한다고 했던 것과 연관이 있는지 물었다.

“맞아요. 세대주랑 연락이 안 된다거나 가족들과 인연을 끊은 경우엔 그걸 증명하면 개인이 신청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그걸 증명하는 과정 자체가 굉장히 상처가 될 수 있잖아요. 또 당내에서 나왔던 얘기가 이 재난지원금을 여성 노숙자가 받을 수 있나 그런 얘기를 했어요. 주민등록이 말소된 사람도 그렇고요. 정말 재난지원금이 필요한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은 제도 밖에 있다는 거죠.”

 

②편에서 이어집니다.

 

김혜민 기자 reporter@nex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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